발해의 대외 무역로와 실크로드와의 연관성 분석

발해는 698년 대조영이 건국한 이후, 동북아시아에서 당나라와 맞설 만큼 강력한 해상 및 육상 네트워크를 형성한 국가였다. 특히 발해는 동북아 북방의 교통로를 활용하여 육로와 해로 모두에서 활발한 무역을 전개하였고, 이를 통해 국제적 위상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실크로드는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육상 교역망을 의미하지만, 해상 실크로드와의 연계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본 글에서는 발해의 무역로가 단순히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실크로드와 간접적으로 연결되었음을 다양한 사료와 유물, 그리고 지리적 경로를 통해 밝혀보고자 한다.


발해의 주요 무역로 개요

발해는 동쪽으로는 일본, 남쪽으로는 당나라, 북쪽으로는 거란과 말갈, 서쪽으로는 돌궐 및 신강 지역까지 연결되는 교역로를 운영했다. 특히 발해는 해상 교역에 강점을 지녔으며, 산둥반도와 산시성 등을 경유하여 당나라로 향하는 '발해-등주 무역항로'는 중요한 국제 교역 경로였다. 이 항로는 당의 내륙 교통망과 연결되면서, 결국 실크로드 육상 루트와 접점을 형성하게 되었다.

발해와 실크로드의 연결 경로

발해의 무역로는 두 가지 형태로 실크로드와 연결된다. 첫째, 해상 실크로드의 일부로 기능한 동해 항로를 통해, 발해의 선박이 당나라의 등주로 이동하고, 거기서 다시 장안이나 낙양 등지의 실크로드 내륙 루트로 진입하는 방식이다. 둘째, 북방 육상 루트를 통해 요서와 중가리아 지역을 거쳐 중앙아시아와의 간접 무역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발해의 말갈 계통 상인들은 쿠차, 호탄 등지의 상인들과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불교 유물과 고분 벽화의 양식에서 유사성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주요 무역품과 문화적 파급

발해는 해산물, 모피, 인삼, 철기 제품 등을 수출하였고, 당나라와는 비단, 서역산 도자기, 유리구슬, 차 등을 교환했다. 특히 중앙아시아산 유리구슬과 무기류가 발해 고분에서 출토되는 사례는, 단순히 당과의 교역만이 아닌 실크로드를 경유한 간접 수입을 뒷받침한다. 또한 불교 경전이나 조형물 등에서 나타나는 간다라 양식의 흔적은 문화적 교류의 증거로 해석된다.

표: 발해 무역로와 실크로드 연결 구조

경로 유형 발해 내 출발지 연결 지점 실크로드 연결 방식
해상 교역로 상경 용천부 등주(산둥) 당나라 내륙 경유 후 실크로드 합류
육상 북방로 동모산~흑룡강 요서~중가리아 중앙아시아와 간접 연결
문화 교류 경로 사찰 및 고분 쿠차, 호탄 불교 예술품을 통한 교류

결론 및 의의

발해는 단순히 동북아시아 내 자국 중심의 왕조가 아니라, 실크로드 체계 속에서 동쪽 끝을 담당한 교역국으로 기능했다. 이는 발해가 교통로의 중심지로서 문화·경제적 연결망을 형성했음을 보여준다. 실크로드와의 연계는 단순한 경로 문제가 아니라, 발해의 문물, 예술, 종교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동서 문명의 융합이 동북아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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